그것이 도마에 한 번 오르면
칼을 든 사람들은 회뜰 결심을 이미 하고 나서도
일말의 여지를 주는 듯이 행동한다.
횟감의 개인적 사정은 그리 중요치 않다.
뭐 가령 다른 어종들에게 삶의 터전을 뺏기지 않으려
한때 치열한 영역싸움을 했다던가
양식장 안에서 등 따시게 살다 편히 죽을 운명을 위해
제 지느러미로 그물로 헤엄쳐가는 동료를 봤다던가
자신들과 비슷한 지느러미 무늬로 위장하고선
무리 내에서 혼란을 야기하는 변종을 쫓았다던가
그런 상황에도 어종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번식하고 협동했다던가 하는 서사들은
칼 든 사람에게는 그저 물 밖의 뻐끔거리기일 뿐이다.
도마 위에서 퍼덕여봐야
주방 바닥 아님 음쓰통 말고 어디 떨어지겠냐마는
퍼덕임은 본능이고
본능을 억누르는 것은 조롱과 냉소라는 칼날이다.
그래도 나머지 다른 물고기들은
도마 위에 오르지 않고 살아있음을 바라며
남는 건 미간을 찔러 고통스럽지 않게 죽일지
산 채로 회를 떠 말초신경 하나하나까지 능욕할지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글 재밌네요 ㅋㅋ
힙합이 횟감이라기엔
피라냐라 특유의 공격성으로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긴 했었죠
피라냐도 회로 먹을수있지 않을까요?
피라냐를 회로 먹을 정도면
사람듵이 어지간히 싫어했나보네요
뿌이뿌이뿌이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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